○ 심의겸(沈義謙)은 이량의 생질이다. 처음 벼슬길에 나와 선비들과 교유할 때에 이량의 하는 일에 반대하려 하였다. 이때에 기대항(奇大恒)이 부제학이 되니, 또한 이량의 무리였다. 이량이 문형 등을 몰아 내쫓은 뒤에 세상의 인심이 크게 놀랐으므로 의겸이 이량을 제거하려 하여 대항에게 왕래하며 모의하니, 대항은 심강(沈鋼)의 척당이라, 강이 이미 그의 딸인 왕비에게 연락하여 묵인 받은 것을 알고, 마침내 동료를 거느리고 차자를 올려 이량의 죄악을 탄핵하고, 또 양사가 침묵을 지켜 말하지 않음을 탄핵하여 파직시킬 것을 청하니, 임금이 윤허하였다. 곧 문형 등을 다시 불러 쓰고 얼마 안 있어, 이량ㆍ이감ㆍ권신ㆍ사헌ㆍ이영ㆍ백원 등에게 죄를 주어 멀리 귀양 보내고 맹영ㆍ백균은 중도부처하고, 사룡(士龍)ㆍ계검(繼儉)ㆍ정빈(廷賓)ㆍ이언충(李彦忠)ㆍ이중경(李重慶)ㆍ황삼성(黃三省)ㆍ조덕원(趙德源)ㆍ고경명(高敬命)ㆍ이성헌(李成憲)ㆍ강극성(姜克誠)ㆍ윤인함(尹仁涵) 등은 삭출 혹은 파직하였다. 《동각잡기》
동각 잡기 하(東閣雜記下) 본조(=명종조) 선원 보록 2
심의겸(沈義謙)은 바로 이양의 생질로서 처음으로 벼슬길에 나왔는데, 선비들과 사귀어서 이양이 하는 일을 반대하려 하였다. 이때에 기대항(奇大恒)이 부제학으로 있었으니, 또한 이양의 당파였다. 이양이 이문형ㆍ허엽 등을 내쫓으니 공론이 크게 놀래었다. 심의겸이 이양을 제거하려고 기대항에게 왕래하면서 모의하니 기대항은 심강(沈鋼)의 친척이었다. 심강이 이미 왕비에게 통하여 승낙을 받고서 이에 옥당 동료를 거느리고 차자를 올려서 이양의 죄악을 탄핵하고 또 양사가 입을 닫고 말하지 않은 죄를 논하여 아울러 파직시키기를 청하니, 임금이 곧 윤허하였다. 그리고 이문형 등을 도로 불러 등용하였다. 얼마 안 되어 죄를 더 주어 이양ㆍ이감ㆍ권신ㆍ신사헌ㆍ이영ㆍ윤백원 등은 멀리 귀양 보내고, 고맹영ㆍ김백균은 중도부처하고, 정사룡ㆍ원계점ㆍ이정빈ㆍ이언충ㆍ이중경ㆍ황삼성(黃三省)ㆍ조덕원(趙德源)ㆍ고경명(高敬命)ㆍ이성헌(李成憲)ㆍ강극성(姜克誠)ㆍ윤인함(尹仁涵) 등은 혹 삭출하거나 혹은 파직하되 차등이 있었다. 이양이 처음에는 왕비의 외숙으로서 임금의 총애를 받았는데 세력이 커지게 되어서는 내시들과 결탁하여 임금의 동정을 엿보게 하여 알지 못한 것이 없었으니, 비루한 자들이 관직을 잃을까 걱정하여 못할 짓이 없음이 이처럼 두려운 것이다.